좋은 사람일수록 적당한 거리를 압니다

나이가 들수록 한 가지를 더 배우게 됩니다.

친한 것과 가까운 것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친하면 무엇이든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좋은 관계일수록 서로의 선을 존중할 줄 압니다.

저는 여러 모임이나 동호회에 나가면 항상 마음속으로 한 가지 원칙을 세우려고 합니다.

친절하게 대하되, 상대의 사생활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말자.

생각보다 우리는 너무 쉽게 질문을 합니다.

“아들은 뭐 해요?”

“집은 어디세요?”

“사업은 잘되세요?”

“왜 혼자 오셨어요?”

“자녀는 결혼했나요?”

궁금해서 묻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가족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건강 때문에 걱정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만날 때 상대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굳이 묻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오늘 함께 웃고, 함께 식사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거리는 차가움이 아니라 서로를 편안하게 만드는 배려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모임에 참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50대가 되면 생각보다 모임이 많아집니다.

학교 동창 모임.

골프 모임.

악기 동호회.

지역 모임.

사업과 관련된 모임.

처음에는 빠지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혹시 관계가 멀어질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참석하지 않았다고 좋은 인연이 끊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다음에 다시 만나도 반갑게 웃으며 인사합니다.

반대로 한 번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고 서운해하거나 관계를 끊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오래 함께할 인연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피곤한 날에는 편하게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쉬겠습니다.”

예전에는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지금은 그것도 나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쉬어야 마음도 쉬고, 마음이 쉬어야 사람도 더 따뜻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당한 외로움은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어릴 때는 혼자 있는 것이 외로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늘 누군가와 함께 있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꼭 외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용한 카페에서 책을 읽는 시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

혼자 여행을 떠나 천천히 걸어보는 시간.

악기를 꺼내 한 곡을 연주하는 시간.

이런 시간들은 누구도 대신 만들어 줄 수 없는 나만의 행복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만나느라 바빴다면, 이제는 나를 만나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습니다.

독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 주고,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며,

취미는 하루를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 더 밝게 살아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줄인 것이 아니라 삶을 채운 것입니다

가끔은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요즘 사람을 안 만나시네요?”

사실은 사람을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다른 것들로 삶을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배워 보고 싶었던 악기를 배우고,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렸습니다.

예전에는 인간관계가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지금은 내 삶 속에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습니다.

순서가 바뀐 것입니다.

사람이 삶의 중심이 아니라, 내 삶이 먼저이고 그 안에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 인간관계가 더 편안해졌습니다.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오래 함께하는 사람들은 늘 곁에 남아 있었습니다.

조금 더 편하게 살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참 오래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좋은 자식이 되려고 노력했고,

좋은 부모가 되려고 애썼고,

좋은 남편과 아내가 되려고 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좋은 동료가 되려고 했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거래처, 좋은 대표가 되기 위해 애썼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가장 소중한 ‘나’는 늘 뒤로 미뤄두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요.

50대부터는 조금 달라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내 마음을 억누르며 살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 후반전은 경쟁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는 시간입니다.

조금 천천히 걸어도 괜찮고,

조금 덜 만나도 괜찮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 덕분에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웃고,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말은 사람을 버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를 아껴 주는 사람은 더 가까이하고,

나를 지치게 하는 관계는 조금씩 거리를 조절하며,

무엇보다 내 삶의 중심에 ‘나’를 놓고 살아보자는 이야기입니다.

혹시 오늘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잠시 멈춰 보셨으면 합니다.

마음속에 작은 동심원 하나를 그려 보십시오.

가장 안쪽에는 누구를 두고 싶은지.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과연 내가 있는지.

인생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갑니다.

남은 시간을 조금 더 편안하게,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도 괜찮습니다.

그것이 50대 이후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여유이자, 인생이 가르쳐 준 가장 값진 지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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